제 692 호 OTT 서비스 열풍, 그 중심 속 넷플릭스
이제는 일상의 한 부분, OTT 서비스
‘찻잔 속의 폭풍’ 넷플릭스가 시장 진입 초기에 나온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넷플릭스는 무서운 속도로 가입자가 늘었고 OTT 서비스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출처 게이트 이미지 뱅크
over-the-top의 줄임말인 OTT 서비스는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흔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유튜브처럼 무료로 영상을 시청하는 대신 광고에 중점을 둔 OTT를 ‘광고형 OTT’, 넷플릭스와 같이 매달 일정액의 이용료를 받고 자사 제공 콘텐츠를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구독형 OTT’라고 한다. 이제는 종류도, 콘텐츠도 다양한 OTT 서비스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국내외 할 것 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OTT 서비스계의 강자, 넷플릭스
2016년 한국에 처음 들어온 넷플릭스는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 외국보다 유료방송 가격이 낮은 편이었고 TV를 통한 VOD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콘텐츠의 양도 많지 않았고, 드라마 수급도 원활하지 않았던 넷플릭스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서비스는 아니었다. 그러던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와 지역화 전략을 펼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첫 시작은 봉준호 감족의 《옥자》였다. 뒤이어 한국형 좀비물 《킹덤》이 흥행에 성공했고 이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150억 달러(약 18조원)를 콘텐츠 투자에 쏟았고 그 결과물이 지금 넷플릭스의 날개가 되고 있다. 상황 또한 넷플릭스를 도왔다. 코로나 19 사태는 사람들이 집 밖을 나서는 것을 꺼리게 했다. 넷플렉스는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였다.
넷플릭스의 영향력: 무한한 콘텐츠 확장
앞서 말했던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대한 어마어마한 투자는 한국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 제작비만 해도 7700억원 이상이 되었고, 그 투자비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 제작사부터 중견 제작사들까지 제작의 기회가 늘었고 신인이었던 〈인간수업〉 작가처럼 영화계의 새로운 스타들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드라마의 제작자는 그들로서는 최대한 자금을 투입해 최고의 질 높은 작품을 뽑고 그 성과와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도록 도전하는 기회의 시기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넷플릭스의 투자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말고도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넷플릭스 보는 날이면 연희동에 가야 한다.’ 속칭 ‘넷플연가’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넷플연가는 넷플릭스와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멤버십 커뮤니티인데 넷플릭스를 보고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멤버십을 결제하면 내가 고른 8개의 주제 중 하나로 정기 모임 4회에 참석하는 동안 영화 속 이벤트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고 시사회, 상영회에도 갈 수 있다. 여기서 선택하는 멤버십 주제는 사랑과 연애 사유의 확장, 일과 커리어 등 다양하게 구성된다. 예를 들자면 케이크 가게 사장님과 함께 영화 속 케이크와 빵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유명 작가와 함께 영화를 본 후 비평문을 같이 써 보는 등이다. 원한다면 다른 모임에도 1회 참가할 수 있어 다채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넷플연가 이벤트
넷플릭스의 영향력: 지각변동의 시작
코로나 19 사태로 집에 머무르는 사람이 늘어났지만,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강세를 보인 탓이다. 뒤이어 ‘코드커팅’, 유료 케이블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OTT(Over the-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구독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상파, 케이블 방송사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OTT 서비스도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독주를 이어가며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상륙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OTT 업계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글로벌 OTT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확보한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 단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높여 국내 시장을 종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OTT업계는 현재 또 다른 갈등을 빚고 있다. 음악 저작권료를 놓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갈등이 생긴 것인데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준에 따라 저작권료를 2.5%로 높여야 한다는 음저협과 사업 차이와 국내 VOD 서비스의 저작권료 등을 고려해 0.6% 내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OTT 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를 중재하던 문체부가 1.5%에서 점차 액 1.9%로 저작권료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갈등은 격해지고 있다.
▲OTT시장의 상승 (출처: 이지컴퍼니)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한 2016년 4884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지난해 7801억원으로 커졌다. 국내 OTT시장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커져가는 파이를 나눠 먹을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라는 공룡들이 속속 국내 진출을 계획하면서 국내 업계는 변화를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기업들에 어떤 지원안을 마련할지, 국내 기업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