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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13 호 최초의 겨울 월드컵,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 작성일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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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2167
김지현

최초의 겨울 월드컵,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11월 20일, 현지 시각 기준으로는 하루 늦은 시간대인 11월 21일부터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개최 시기는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이다. 이번 월드컵은 2022년에 개최하는 22번째 FIFA 월드컵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아시아에서 역대 두 번째로 개최하는 월드컵이자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중동 아랍 지역에서 개최하는 대회이며, 마지막 32개국 본선 체제 대회이다. 

사상 최초로 11월 이후 겨울에 개막하는 월드컵이기도 하다. 카타르 월드컵의 엠블럼은 중동의 전통적인 모직 목도리를 모티브로 무한대 모양과 FIFA 트로피를 형상화하였다. 모티브가 된 목도리는 첫 겨울의 월드컵을 의미하며, ‘8’자는 월드컵이 펼쳐질 8개의 경기장을 의미한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엠블럼 (출처:카타르 월드컵)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비디오 판독의 신기술과 과학, 탄소중립 등의 지구를 보존하려는 노력도 담겨있다. 월드컵 속 새로운 면을 살펴보자.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 생긴 규칙 또는 시스템은?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수 교체 횟수도 처음으로 3명이 아닌 5명, 정확히는 5+1명으로 늘어난 월드컵이 되었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3명에서 5명으로 늘었고,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선수는 이 5명과 관계없이 1명을 추가로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B조의 잉글랜드 vs 이란, 3일째 경기인 C조 아르헨티나 vs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 뇌진탕 증세를 보인 선수가 나와 실제로 적용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부터 선수가 아닌 사람에게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이 규정에 의해 우리나라 감독인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감독 신분으로 처음 옐로카드, 레드카드를 전부 받게 되었다.


  축구 경기 도중 반칙을 잡고 경기에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도입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VAR이 월드컵에서는 2018년 처음 실행된 이후 현재까지 공정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VAR은 축구 경기 도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TV 중계 화면을 통해 비디오 판독하는 시스템인데, 이에 따라 여러 오심을 해결하기도 했지만,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축구 협회인 FIFA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인 반자동 오프사이드 일명 “SAOT”가 처음 도입했다. SAOT는 경기장 지붕 아래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카메라들이 선수들의 주요 관절, 손끝, 발끝 등 오프사이드 판정에 필요한 29개 신체 부위의 위치 데이터를 초당 50회씩 분석한다. 또,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인 ‘알 리흘라’ 내부에 장착된 ‘관성측정센서(IMU)’가 초당 500회씩 공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공 위치까지 파악하는 이유는 오프사이드라는 반칙의 특성 때문이다. 오프사이드는 축구에서 같은 편에서 멀리 떨어져 적진에 깊숙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칙으로, 선수(공격수)가 상대 편 최종 두 번째 선수(보통 골키퍼가 상대 팀 마지막 선수이고 최종 수비수가 두 번째)보다 상대편 골라인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있고 팀 동료가 패스 또는 터치한 볼을 플레이하거나 터치하여 플레이에 간섭했을 때 오프사이드가 된다. SAOT는 오프사이드 판독은 물론 선수들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3차원(3D) 화면을 만드는 기술도 탑재했다. 공격수 몸이 상대편 최종 수비수보다 얼마나 앞으로 나가 있는지를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만들어 중계 화면에 송출해 현장 관중들의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인공지능(AI)이 경기장에서 뛰는 22명의 선수와 공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다 오프사이드 반칙이 나오면 곧바로 이를 심판 측에 전달하기 때문에 과거의 VAR보다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이번 월드컵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3일(한국 시각) 카타르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독일과 일본의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가 전반 49분 잠시 중단됐다. 독일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의 슈팅이 일본 골망을 흔들며 점수가 2대 0으로 벌어진 상태였다. 주심은 한동안 가만히 선 채 무선 헤드셋으로 부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호루라기를 불고 골 취소를 선언했다. SOAT를 통해 오프사이드를 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점수가 다시 1대 0이 된 상태에서 독일은 일본에 후반전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전반전에 넣은 골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경기를 동점으로 끝내며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다. SOAT의 도입이 경기의 결과를 바꾸어 버린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안에는 선수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강력한 냉방 기술도 적용됐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더운 날씨의 중동에서 경기가 펼쳐지는데 선수들이 높은 기온으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펼쳐지는 8개 경기장 중 7개의 경기장에서 온도를 20도 초반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돼있다. 좌석 아래와 잔디 그라운드 주변에 뚫린 구멍을 통해 강력한 풍압으로 찬 공기를 계속해서 공급한다. 이를 위해 실외기로 가득 채운 4층짜리 건물이 경기장마다 달려있다. 또 경기장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는 물탱크가 냉수를 계속 공급해 뜨거운 외부 온도로 달궈진 건물을 식혀준다.


최초의 탄소 중립 월드컵

  이번 월드컵은 특히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FIFA(국제축구연맹) 측에서 언급했다. 탄소 중립 월드컵이란 월드컵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인근 지역에 탄소 감축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는 974개의 컨테이너로 구성된 스타디움 974의 건립과 경기장을 지을 땐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에 일회성 경기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경기장을 짓고자 했다. 철거할 건물이다 보니 974 스타디움에는 카타르 축구장만의 특징인 에어컨 시스템 없이 해풍을 이용하는데, 카타르 월드컵 협회는 해체한 건축 자재를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기부할 거라고 발표했다. 또한, 태양광으로 얻은 친환경 전기에너지로 탄소중립 월드컵을 달성할 계획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될 경기장은 8곳인데, 경기장을 서로 가깝게 지어 이동 거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며, 이동 중 소모되는 화석연료를 줄이고 함께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허울뿐인 탄소 중립 월드컵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272만 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217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었는데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6월, 카타르 월드컵의 탄소 배출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약 363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FIFA 측에서는 탄소 배출량 360만 톤 중 51.7%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실은 항공기 운항 등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 전기버스 운행 등의 이니셔티브를 약속하고 노력하겠다는 성명문을 냈지만, 이후에도 전 세계의 전문가, 축구인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스포츠와 환경, 이제는 하나로 이어져야 할 순간 ‘친환경월드컵’

  최근 들어 ‘서늘한 여름’으로 에어컨이 필요치 않은 영국이 그동안 겪어 보지 못한 ‘낯선 폭염’으로 인해 철로 온도가 62도까지 치솟고 철로가 휘고 녹았을 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을 강타한 폭염 등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환경오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대기오염물질인 자동차 배기가스의 화석연료와 가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수질오염물질인 화학공장의 폐수에 섞여 수계 환경으로 유입되는 화학물질 등을 꼽을 수 있다.

▲ 친환경 인조잔디

(출처: 이미디어(e-media) http://m.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77668035527)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축제 또한 환경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는 요소로 꼽힌다. 그중 세계적인 축구 대회인 월드컵은 생각보다 환경파괴가 많은 스포츠이다. 우선 월드컵 규모의 대형 축구장을 운영하려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관람객에게 인공 잔디인 녹색 그라운드를 선보이기 위함과 선수들에게 양질의 경기장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함이다. 다음으로 축구장은 수만 명이 들어가는 다중이용시설로 방대한 전력이 들어간다. 전력이 많이 들어가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보다 더 큰 대기오염을 일으키게 되어 자동으로 대기오염도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막기 위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그린 월드컵’을 내세우며 풍력, 그리고 태양광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에 앞서 있는 장점을 이용하였고 관람객이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운동을 펼쳤으며 ‘월드컵 이동’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남을 방지하기 위해 승용차 대신 전철이나 버스로 유도해 경기관람권과 대중교통을 함께 묶는 ‘콤비티켓’(Combiticket)’이라는 아이디어도 생각해냈다. 마찬가지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 또한 ‘탄소중립 월드컵’을 내세우며 태양광으로 얻은 친환경 전기에너지로 탄소중립 월드컵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장을 서로 가깝게 지어 이동 거리를 줄임으로써 이동 중 소모되는 화석연료를 줄이고, 함께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스포츠는 운동과 놀이, 여가 등이 포함되는 활동이다. 그러나 보통의 스포츠라 함은 종목별 규칙에 선수들이 경쟁하여 승패를 가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스포츠는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스포츠가 주도하는 문화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전 세계인이 관심을 두고 함께 즐기며 교류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 되어 서로 부둥켜안고 다 같이 웃고, 울고, 행복해하는 세계의 축제, 이것이 바로 월드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의 만남이 드물어지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침체되어가는 와중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되었다. 월드컵은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고깃집, 치킨집 등 곳곳의 음식점에서 세계의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추위에도 광장을 메워 응원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번 월드컵이 계기가 되어 암울한 분위기를 환기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상호관계의 회복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시원, 장원준, 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