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가작] <무드 인디고> 속의 색채 분석
<무드 인디고> 속의 색채 분석
작품 감상 링크: https://blog.naver.com/smuhakbo/222592437743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작품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영상을 통해 드러나는 색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영상미가 얼마나 뛰어나는가,이다.작품을 볼 때,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다 다르겠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색이 주는 시각적 효과,즉 영상미가 좋은 작품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내가 알고 있는 작품들 중 색을 표현하는 방법이 단순하지 않고,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색을 표현해 낸 작품이 있다. 바로,영화 <무드 인디고 (MoodIndigo)>(2014)이다.사랑에 대한 환상의 색을 단계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되는 순간을 비비드 색,행복한 결혼 생활을 즐기는 순간을 파스텔 색,주인공이 병이 들어 지쳐가는 순간을 모노 색,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세상을 떠나 비극으로 결말이 이어진 부분에서는 흑백으로 사랑에 대한 환상의 색을 단계적으로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이 영화 속의 색의 묘사는 인물의 심리와 이야기의 맥락에 따라 나타나며,단순히 인물의 고유의 색을 부여한 작품과는 다르게 색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의 인물의 심리와 이야기의 배경에 따라 변하는 색의 묘사와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 및 요소들을 색채와 연관 지어 분석해나가려고 한다.
미셸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 (MoodIndigo)>(2014)의 주된 이야기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 이지만,이것이 결코 단순하게 풀어낸 것이 아닌 다른 영화와는 구분되는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랑의 색을 풀어낸다.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해 부자가 된 콜랭은 우연히 클로에를 만나게 되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고,결혼까지 하게 되지만,여자 주인공 클로에는 페에 수련이 피게 되는 불치병에 걸리고 만다.치료비를 벌기 위해서 남자주인공인 콜랭은 열심히 돈도 벌고,치료에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부어 클로에의 병을 극진히 간호하지만,클로에의 병이 재발하며,결국엔 클로에의 비극으로 영화가 점점 마무리 되어 간다.이 영화에서의 색의 표현은 단순히 인물에게 고유의 색을 지정한 것이 아닌 남자주인공 콜랭과 여자주인공 클로에의 사랑의 색을 묘사해 나타나고 있다.그렇기에 인물의 심리와 스토리에 따라 사랑의 색이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해 부자가 된 콜랭이 우연히 클로에를 만나게 되면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단계까지의 영화장면이 비비드한 톤(vivid tone)으로 표현된다.비비드는 「발랄한・밝은・선명한・눈부신・생생한」이라는 의미의 형용사로 색채에서의 비비드는 가장 채도가 높은 선명한 색을 말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등장한 주변 건물이나 소품들이 노란색,청록색,연두색,분홍색 등으로 채도가 높고 선명하여 밝은 느낌의 분위기를 전해준다.또한 클로에가 입은 옷의 색은 비비드한 컬러의 노란색은 명량,활발,환희 등의 의미가 와닿았고,편안하고 부드러우며,긍정적인 이미지가 돋보였다.콜랭은 명도가 높은 회색 컬러로 밝은 느낌과 점잖음,겸손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한다.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이 난색들의 계열로 따스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밝은 모습이 느껴졌다.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의 밝은 감정과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듯한 느낌을 영화 속에 잘 녹여내어 표현 한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콜랭과 클로에는 마침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결혼을 하고,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는 단계를 파스텔 톤(pastel tone)으로 표현했다.파스텔은 파스텔로 그린 것처럼 부드럽고 옅은 색을 총칭하며,페일 톤이나 라이트 톤,라이트 그레이의 톤과 같은 고명도의 색조를 말한다.이 때의 배경은 비비드한 모습보다 채도가 옅어진 것을 볼 수가 있다.연한 보라색,연한 분홍,연한 주황,연한 연두 등 옅은 색들을 사용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또,고명도의 색조를 사용하고 있어 명도가 높을수록 가벼운 느낌을 주는 중량감 또한 느낄 수 있다.화면 전체의 톤은 비비드한 톤의 밝았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르게 채도가 살짝 빠져 연한 느낌의 부드러움을 가져다주고,안정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또한,콜랭과 클로에가 결혼하는 장면에서 입은 복장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였는데,웨딩드레스의 색은 흰색으로 청순,결백,신성,청정의 의미를 가져다줬고,턱시도의 색은 검정으로,기존의 부정적인 의미가 많은 검정과는 다르게 모던,고급 시크함,세련됨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콜랭과 클로에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세 번째로는,클로에의 페에 수련이 피게 되고,콜랭은 이런 클로에의 소식을 듣게 된다.콜랭은 클로에의 치료를 위해서 전 재산을 바치지만 이마저도 돈이 부족해져,일을 하고 만다 클로에의 투병 생활과 치료에 전념하는 콜랭의 모습들의 단계를 모노톤(mono tone)으로 보여주고 있다.모노톤은 전체 이미지의 톤의 형태가 단색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하며,흑백을 이용하기도 하고, 하나의 단색으로 전체 톤을 구성할 수도 있다.주인공이 병이 들고 지쳐 힘겨워하는 장면들에서는 채도가 거의 없고,빛이 사라진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파랑,cyan,청의 한색계열의 색들은 어두움,쓸쓸함,서늘함,차가움 등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데,창문으로 수련이 들어오는 장면에서 이러한 이미지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또한,수련이 폐에 들어와 얼어붙는 과정에서 흰색으로 서리가 가득 낀 장면은 온도감은 낮고 아주 차갑게 느껴졌다.심장의 색은 짙은 빨간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가져다준다.배경이 모노 톤으로 깔린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고,조용하고,서늘한 온기들이 느껴지는 부분들인 것 같다.단색으로 한 층 정돈된 분위기를 느끼게 하여 클로에의 투병 생활이 얼마나 고되고,힘들었을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게 해 준 장면들이였다.
마지막으로는,클로에가 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고,콜랭이 클로에의 장례를 치르는 모습까지를 흑백톤(colorless tone)으로 보여주고 있다.흑백은 색상이 대비되는 흑과 백의 두 색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클로에의 죽음이 전체적인 블랙톤으로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검정색은 허무,절망,부정,암흑,죽음 등의 어두운 부정적 이미지를 가져다준다.이러한 색의 연상 언어들 중에서도 죽음,절망의 단어가 크게 와닿는다.클로에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을 겪고 있는 콜랭의 모습이 허무하고,절망적인 감정들 또한 느낄 수 있게 된다.또한 낮은 명도로 인해 강조되고,집중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콜랭과 클로에가 철도길 위에서 걸으며 백색의 깃털이 휘날리는 장면에서는 흑과 백의 명도 차이가 분명하게 대비되어 나타나 흰색 깃털들이 밝고 진출된 느낌을 보여줬다.반면에 콜랭과 클로에의 옷과 주위의 배경은 채도가 거의 빠져 비극의 결말을 암시한 색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마냥 좋기만 했던 사랑에 대한 환상의 색이 점점 잃어 흑백이 되어버린 결말이 너무나도 슬퍼 보였다.
미셸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 (MoodIndigo)>(2014)에서 인물의 심리를 나타내는 색과 전체적인 배경의 색감, 인물의 의상 속 색의 의미, 색의 연상이나 색의 온도감, 색의 대비 등 영상 속에 담긴 아름다운 영상미를 다양한 시각으로 색채를 바라보고 분석해봤다. 사랑에 대한 환상의 색이 인물의 심리와 스토리에 따라 색이 변하고, 점점 색을 잃어가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처음 남녀가 사랑에 빠져 사랑이 시작되는 단계를 비비드 컬러였다면, 마지막은 여주인공인 클로에의 죽음의 비극으로 색을 완전히 잃어버린 흑백 컬러까지 채도가 있고, 없고의 완연한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색상대비가 일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처럼 색채를 가지고 인물의 심리나 성격, 색의 상징적 의미,대비효과 등을 볼 수 있으며,영화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은서(스마트정보통신학과)
영화 <무드인디고>를 보며 처음 영화 속 장면은 아름다운 색들로 가득했지만, 영화가 전개될 수록 점점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장면들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영화를 본 후에도 스토리적으로나 색을 표현한 방식에 대해 계속 여운이 남기도 했고, 영화 속에 색을 이런 방식으로 녹여내고 담아낼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이 영화를 색과 엮어 글을 쓸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가작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