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심사평]
정의진 교수(프랑스어권지역학전공)
이번 상명학술상 평론 부문에는 모두 3편의 응모작이 투고되었다. 예년과 비교해 투고 편수가 적은 듯 보여서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다. 평론은 글을 쓰는 사람의 독자적인, 나아가 창조적인 관점과 감수성을, 글의 내적인 논리 구성을 통해 타인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능력은 학업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여러모로 필요한 능력이므로, 좀 더 많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 올해의 당선작은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 대한 평론 ‘다른 누구도 아닌,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사회경제적 양극화 상황의 심화, 영국의 사회복지제도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처지 사이의 괴리 등 영화의 핵심 문제의식을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과 대비시켜 분석하고자 한 관점의 진지함, 이러한 관점을 다른 투고작들에 비해 성실한 논지 전개로 풀어나간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줄거리에 대한 요약이 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여서, 평론의 관점과 논점이 더 선명하게 부각 되도록 좀 더 압축적이고 정리된 논지가 전개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작인 ‘<무드 인디고> 속의 색채 분석’은 미셸 공드리의 영화에서 활용된 다양한 색채들을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와의 관계 속에서 설득력 있게 분석하였다. 개별적인 분석들은 일정한 설득력이 있으나, 장면들의 편집을 통해 작품에 고유한 시간성을 구성하는 영화예술의 특수성을 고려한, 영화의 시간적 전개 과정과 색채의 변화 양상에 대한 좀 더 면밀하고 구체적인 분석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