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입선]언니에게
[시 입선]
<언니에게>
우는 날이 부쩍 늘었다고 이야기했던가 새벽 담은 강물에 적어둔 편지를 빨았거든 아마 누군
가의 눈물이었을지도 몰라 운도를 타고 흐르는 오탈자는 전부 미련이었어 종이에 남은 글자들
이 굴절되며 유리병 속으로 들어갈 때 지르던 아우성은 내 울음이었지 아마 누군가는 절삭된
악몽을 감정하고 있었을 거야
언니에게 반송된 유언에 추신이 달려있었나 우체함에 들어있던 지전이 발목을 잡았나 아케론
을 건너던 카론이 생사부를 찢어건넸어 내 이름을 삼킨 언니 눈 꼭 감고 나를 끌었댔지 그때
부터 나에게는 부레가 생겼다는 걸 알고 있을까 명왕성 저편을 느릿하게 헤엄치는 동안 내 이
름은 언니가 되었거든
우리 기원으로 돌아가자 별자리를 타고 들어간 양수가 미지근했다며 포궁 속 튤립 줄기에 우
리 둘 손가락을 엮었던 일을 기억해? 꽃잎을 삼킨 이유는 내생에서 언니가 유영할 품이 되고
싶었기 때문
이민영(글로벌지역학부)
아무것도 몰랐던 학창시절에 몰래 적었던 일기 같은 글이었는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