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소나기
[시 당선]
<소나기>
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람들
한 쌍의 눈동자가 내려다보았던 건
허우적대는 것들이 아닌 잔물결
어느 날 눈동자에 비친 소나기
먹구름이 낀 흑백의 필름
장대비 너머 흐릿한 마지막
천둥이 끊어내 버린 콧노래
빗물에 무감하던 그 눈동자는
이젠 맑은 날 여우비에도 흐트러져
향하던 곳은 어떤 색을 띄고 있었나
얼굴도 잊은 사람을 그리워할 수가 있던가
멜로디만 남긴 노래의 가사는 무엇이었나
비에 쓸려가며 발버둥 친다
불어난 강 흙탕물 속 이물질들 축축한 옷
비는 사람을 잡아먹는다
비가 남기는 물 자국이 깊게 패인다
발이 땅에 닿는다
해는 중천 도로 위 사람들 더운 바람
비는 온 적이 없었다
비가 온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시금 앞을 바라보는 눈동자
젖은 소매가 자꾸만 손가락 끝에 스쳤다.
이은빈(한국언어문화전공)
안녕하세요, 한국언어문화전공 20학번 이은빈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졸업을 앞둔 4학년입니다. 사실 학보에 저의 시를 한 번 실어보고 졸업하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이렇게 당선이 되었다니 매우 영광이며 기쁩니다. 상명대에서의 4년은 정말 행복했고 많은 경험을 했기에 소중한 기억을 많이 안은 채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기대했던 대학 생활이 1년간 집에서 싸강 듣기로 대체되어 제대로 된 학교생활은 3학년부터 시작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좋은 추억이 많으니 웃으며 졸업하겠습니다.
그리고 20살 1학년 때만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주기 두려워하던 제가 학술상 수상을 하기까지 저희 과 동아리 ‘해울’의 도움이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3년간 문학을 좋아하는 동기들과 후배들과 함께 서로의 글을 합평하고 동아리 과제를 하며 글에 대한 애정, 뜻을 계속해서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글태기도 왔었고 확신도 없었던 부족한 제 글을 항상 진심으로 읽어준 해울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저만의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글을 놓지 않게 도와준 친구들, 교수님들, 지인들, 상명대 전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작 생활을 함께했고 매일 붙어있었던, 같이 졸업하는 우리 동기들! 3년 동안 동고동락했는데 곧 다들 사회로 흩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네. 당신들과 함께여서 내 대학 생활이 빛날 수 있었다ㅎㅎ. 다들 어떤 길로 가든지 항상 응원할게. 졸업하고도 꼭 연락하고 계속 봅시다 고마웠어!